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시사저널

2017년 10월 23일 [Mon]

KOSPI

2,495.14

0.22% ↑

KOSDAQ

677.32

0.65% ↑

KOSPI200

329.79

0.27% ↑

SEARCH

시사저널

금융

금융권 혼란만 주고 사라지는 성과연봉제

법원, 기업은행 성과연봉제 도입 무효 판결…이미 도입한 기관들도 폐지 서둘러

지난해 금융권 혼란을 일으켰던 성과연봉제가 올해 법원의 무효 판결로 완전 폐기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뉴스1

금융권 성과연봉제가 지난해 금융 전반에 논란만 일으킨 채 백지화됐다. 법원이 IBK기업은행 성과연봉제 도입을 무효로 하는 판결을 내리면 성과연봉제는 폐기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이미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기관들도 폐지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은 무효라는 소송을 제기한 끝에 1심에서 이기면서 금융권 성과연봉제 폐지 과정은 더 빨라지는 모양새다.

법원은 성과연봉제가 근로자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데도 노조 동의를 얻지 않은 채 도입돼 무효라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권혁중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가 기업은행을 상대로 낸 '지위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에서 "지난해 5월 23일 개정한 성과연봉제 규정이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전체 근로자들의 임금 총액이 상승하더라도 하위 평가를 받는 일부 근로자의 임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 노동 관련 법상 금지된 '불이익한 규정 변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근로기준법 제94조 1항에 따르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려면 근로자 과반으로 조직된 노조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5월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과 임금 차등 폭을 넓히는 내용의 취업규칙 변경안을 의결했다. 이사회 직후 지부가 조합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성과연봉제 확대 찬반투표에서는 96.86%가 반대했다.

박근혜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도입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와 관련한 이번 판결은 올해 5월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이어 두 번째다. 두 번 모두 노조가 승소했다. 이 두 기관과 주요 금융공기업, 시중은행들은 금융위원회의 압박에 노사 합의를 거치지 않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증폭되면서 은행 총파업이 일어나기도 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달 19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연내 폐기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성과연봉제는 노사 합의를 통해 결정하도록 했다. 노조 합의 없이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수 없게 한 것이다.

이에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폐지를 의결했다.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이사회 의결을 통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다른 금융공기업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성과연봉제 폐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역시 성과연봉제 도입은 무산된 상황이다.

지난해 성과연봉제 도입 논란으로 사용자들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고 금융산업 산별교섭도 완전 중단대 앞으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간의 산별중앙교섭이 재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미 사용자협의회와 33개 사업장 사측 대표에게 이달 17일 산별중앙교섭 제1차 회의에 나설 것을 공식 요청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근로자의 명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것이 문제였다"며 "결국 기관들이 적법 절차를 어기면서까지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정부 강행으로 지난해 금융권 전체가 혼란스러웠다. 그 피해는 고객에게 돌아간다. 성과연봉제 도입 논란은 관치금융의 전형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