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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3일 [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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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남은 예약도 환불 NO!”…부킹닷컴·아고다 ‘배짱영업’ 여전

‘환불불가’ 특가상품 제재할 만한 마땅한 규정 없어…공정위 실태조사 지지부진

부킹닷컴‧아고다 등 글로벌 여행 예약사이트의 횡포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고다의 경우 예약기간이 1년 가까이 남았지만 특가상품이란 이유로 ‘환불불가’ 정책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들 여행 예약업체의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지만 1년이 넘도록 결과를 내놓지 못해 애꿎은 여행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공정위는 아고다,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등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여행 예약업체에 대한 환불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됨에 따라 이들 업체의 환불정책이 불공정약관에 해당하는지 직권조사에 들어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아고다(싱가포르), 에어비앤비(미국), 부킹닷컴(네덜란드) 등 3개사는 소비자불만이 한 해 50건 이상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이 중 에어비앤비의 경우는 공정위 제재로 환불정책에 변화가 있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6월 2일부터 30일 이전 예약 취소하면 전액 돌려주는 환불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1주일 전에 취소하면 50%까지 환불한다.

 

① 2018년 7월 예약 건에 대해 50% 취소수수료 부과를 안내하고 있는 부킹닷컴. ② 2018년 8월 예약 건에 대해 전액 ‘환불불가’를 안내하고 있는 아고다. / 사진=각사 모바일페이지 캡처

하지만 부킹닷컴‧아고다는 여전히 배짱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아고다는 예약기간이 1년 남았지만 ‘특가상품’이란 이유로, 해당 상품을 취소해도 환불이 되지 않는다. 부킹닷컴은 50% 취소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공정위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여행 출발 30일 전까지 예약을 취소하면 숙박대금의 전액을 환불해야 줘야 한다.

이들 업체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가 지지부진한 사이 여행객들의 피해는 점점 늘고 있다.

 

지난 3월 아고다를 통해 호텔을 예약했던 김주영(가명)씨는 “예약한 호텔 인근에 더 저렴한 숙소가 나와서 원래 예약했던 곳을 취소했는데 한 푼도 못 받았다. 기간이 많이 남아서 당연히 환불이 될 줄 알았다.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취소를 먼저 한 잘못도 있지만 환불이 안됐다는 걸 알았다면 취소도 안했을 것이다. 환불불가 상품에 대해 취소가 가능하게 만든 아고다의 측이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박기문(가명)씨는 “아고다에서 예약을 진행하면서 예약조건에 ‘숙소에서 직접결제 하기’가 떠서 숙소 도착 전까지 취소가 가능한 줄 알고 예약을 했다. 사정이 생겨 취소하려고 했는데 예약할 때 안내에 없던 ‘취소 시 수수료 100%’라는 표시가 갑자기 떴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런 특가상품에 대한 계약해지 규정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예약업체들이 제 멋대로 환불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공정위의 ‘여행업 표준약관’ 13조(여행출발 전 계약해제)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환불규모를 정하고 있는데 귀책사유(소비자 또는 사업자)가 누구에 있느냐에 따라 공제금액(취소수수료)을 달리하고 있을 뿐이다. 공정위도 마땅한 제재수단이 없다보니 섣불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특가상품이든 기간이 얼마가 남았든 숙박업체 측에서는 예약사업자가 환불불가를 앱에서 고지했다는 핑계를 대면서 환불을 안해주고 있다. 현재 이를 제재할 수단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특가상품의 원판매자인 숙박업체 측은 일정금액을 손해보고 판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환불불가’도 나름 이유가 있다고 항변한다. 아고다에 입점한 한 숙박업체 관계자는 “특가상품을 팔아도 인건비를 빼면 크게 남는 게 없다. 특가상품은 홍보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특가상품이라도 1년 가까이 예약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1원도 안돌려주는 환불정책은 업계 상식을 뛰어넘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한 호텔 예약사이트가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특가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하는데 도를 넘는 심각한 수준이다.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이 입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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