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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3일 [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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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HARDY MET NOLAN

인생엔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한다. 배우도 마찬가지다. 톰 하디에겐 크리스토퍼 놀런과의 만남이 그랬다.

사진=나일론

크리스토퍼 놀런이 없었더라도 톰 하디는 성공했을 것이다. 이 재능 많은 배우는 20대 초반에 영국 연극계의 대표 유망주였고, 30대 초반엔 할리우드의 관심을 받으며 <버라이어티> 선정 ‘주목할 남자 배우 10인’ 중 한 명이 된다.

 

2010년대 마이클 패스벤더,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과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삼각 편대를 이루던 톰 하디는 인디펜던트와 메인스트림을 오가며 가공할 만한 캐릭터를 창조하는 괴물 같은 배우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놀런을 통해 톰 하디는 비로소 완성된다. 하디에게 놀런은 돌파구이자 견인차였다. 단지 성공의 수단이었다는 건 아니다. 하디는 놀런의 <인셉션>(2010)​ 이후 비로소 영화에 전념할 수 있었다. 20대 초반까지 코카인과 알코올에 찌들었던 하디는 중독을 끊고 2008년까지 혹독한 모색기를 거친다. 그리고 꾸준히 연극과 영화와 TV를 오가며 캐릭터를 쏟아내던 중 <장기수 브론슨의 고백>(2008)으로 ‘브리티시 인디펜던트 어워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메이저의 문턱에 선다. 그 경계선을 넘어서는 건 쉽지 않았다. 

 

이때 그를 소환한 이가 바로 놀런이다. 하디는 브론슨 캐릭터로 놀런의 러브콜을 받았다 생각했지만, 정작 놀런은 그 영화를 보지 않았다고 한다. 놀런은 의외의 영화에 꽂혔다. 하디가 ‘핸섬 밥’이라는 게이로 등장하는 <로큰롤라>(2008)다. 놀런은 이 영화에서 하디가 지닌 카멜레온 같은 가능성을 보았다. 

사진+나일론

 

순식간에 캐릭터의 피부에 파고들어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 모델 출신다운 매력적 외모.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뉘앙스. 놀런은 <인셉션>의 ‘위조꾼’ 임스에 톰 하디만큼 적역인 배우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디에게 <인셉션>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월드 클래스의 배우들, 엄청난 스케일의 프로덕션 그리고 놀런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카리스마의 연출자. 그는 순식간에 ‘레벨 업’이 되었고, 2년 후 놀런이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로 불렀을 때는 ‘악당 캐릭터’라는 말만 듣고 시나리오도 읽지 않은 채 출연을 결정했다. 

 

놀런은 하디가 야수성과 섬세한 심리를 복합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드문 배우라 여겼고, ‘베인’을 통해 하디는 ‘놀런 사단’의 일원이 되었다. 놀런 이후 하디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2015), <레전드>(2015),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 등을 거쳤고 올여름엔 공군 조종사가 되어 전쟁 영화 <덩케르크>로 재회한다. 그렇다면 그들의 관계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대니얼 크레이그를 이을 새로운 제임스 본드 후보에 올랐을 때, 톰 하디는 이렇게 말했다. “본드 무비에 크리스토퍼 놀런은 얼마나 판타스틱한 적임자인가!” 놀런과 하디의 <007> 시리즈. 만약 성사된다면 하디는 ‘배트맨’ 크리스천 베일을 넘어, 놀런 최고의 페르소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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