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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26일 [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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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인터뷰]① 김재영 하나銀 단장 "신탁으로 세월호 피해자 보호"

세월호 사건 등 피해자 보상금 관리 법원이 하나銀 신탁사업부 맡겨

김재영 KEB하나은행 신탁사업단 전무. / 사진=KEB하나은행

# 세월호 참사로 ​ㄱ양(8)은 부모를 잃고 홀로 남겨졌다​. 그에게 남은 건 피해 보상금과 보험금 등 15억원다. ㄱ양 재산관리 책임자는 고모였다. 하지만 그는 조카의 재산관리에 어려움을 느꼈다. 법원에 임시후견인 권한초과행위허가 청구를 냈다. 조카 재산 관리에 전문기관 도움이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4월 서울가정법원은 이 청구를 받아들였다. ㄱ양이 받은 보상금과 보험금 등을 금융사 신탁에 맡겨 관리하게 했다. KEB하나은행이 그 역할을 맡았다.

 

ㄱ양은 이 결정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피해 보상금을 은행에서 관리받게 됐다. 30세가 될 때까지 매달 본인 명의 계좌로 생활비를 받는다. ㄱ양은 만 25세가 되면 남아있는 신탁 재산 절반을, 30세가 되면 나머지 신탁 재산을 모두 돌려 받을 수 있다.

김재영 하나은행 신탁사업단장(전무)은 "이런 일은 정부가 해야 할 사회 사업이다. 하지만 은행 신탁업은 공공성이 강하다. 신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며 "​이 때문에 우리가 자청해서 하고 있다. 노하우와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미 하나은행은 법원과 협업해 올해 1월 의사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성인을 위해 재산관리를 후견인이 아닌 신탁(성년후견신탁)으로 관리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금융사 최초다. 


하나은행은 신탁 명가(名家)다. 하나은행이 2002년 합병한 서울은행 전신이 서울신탁은행이다. 1971년부터 공익신탁사업을 해 왔던 역사가 하나은행 신탁사업단에 녹아 있다. 국내 금융 신탁 역사에서 하나은행 신탁 뿌리가 가장 깊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신탁 운용 능력이 남다르다.

김재영 전무에게 신탁은 수익성과 공익성을 모두 챙겨야 하는 사업이다. 신탁업은 은행이 가진 고질적인 예대마진 수익 구조를 해결할 수 있다. 비이자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그는 사회 구조 변화에 따라 발생할 사회적 비용을 신탁 사업이 줄일 수 있다고 봤다. 상속, 치매로 발생하는 법정 다툼은 자산을 신탁에 미리 맡겨두면 손쉽게 해결된다. '신탁은 신탁다워야 한다.' 김 전무 생각이다. 투자 쪽으로 신탁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익적 성격을 가진 신탁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기도 하다. 그는 "신탁은 투자성을 강조할 일이 아니다. 공익성 등 신탁 본연의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하나은행 신탁사업단장을 하나은행 본점에서 만났다. 그는 신탁 시장이 사회 약자를 보호하는 기능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고 봤다. 

하나은행이 신탁업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하나은행은 신탁업에 뿌리가 깊다. 한국신탁은행이 서울은행과 합병돼 서울신탁은행이 됐다. 2002년 서울은행이 하나은행과 합병됐다. 신탁에 대한 역사가 깊은 만큼 노하우와 능력도 다르다. 타 은행 신탁사업과 하나은행 신탁과 다른 점도 있다. 하나은행은 안정성에 초점을 강조한다. 하나은행이 가진 특성에 맞췄다. 리스크를 제거한 상품을 위주로 내놓는 이유다. 


타 은행 신탁 구조를 보면 주가지수연계신탁(ELT) 판매액이 늘고 있다. 은행 전략이 다른 것이다. 하지만 이는 파생결합상품이다. 위험성이 있다. 하나은행은 안정성이 있는 상품을 위주로 판다. 기초자산 급락으로 손실구간에 진입하는 낙인(Knock-in)이 발생하는 상품은 없다. 은행 고객에 맞춰 안전성을 담보한 구조로만 상품을 만든다. 이런 상품이 수익이 다소 낮아 판매량은 적을지 모르지만 은행 특성에는 맞다고 본다.

고객 입장에선 수익이 낮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고객 선택의 문제다. 은행 전략의 선택이기도 하다. ​하나은행은 신탁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초점이 맞춘다. 하나은행의 차별화 전략이다. 경영진도 영업이익과 리스크 관리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이 오면 무조건 리스크를 챙기도록 한다. 하나은행 정책이 리스크 관리에 있다. 

 

김재영 KEB하나은행 신탁사업단 전무. / 사진=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 신탁 사업의 장점은?

리빙트러스트(Living Trust) 분야는 다른 은행이 따라오기 힘들다. 노하우와 경험, 운용 능력 없이는 이 분야에 쉽게 뛰어들지 못한다. 고령화와 저출산, 치매, 상속·증여 등 기존 우리 사회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사회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라이프 사이클이 변하는 것이다.

사회 변화에 맞춘 상품을 하나은행이 만들어내고 있다. 성년후견 지원신탁, 미성년후견지원신탁, 치매안심신탁, 가족배려신탁 등 사회 변화에 맞춘 신탁 상품이다. 이 상품은 하나은행이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 치매 환자 증가 등으로 자산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 개인의 재산을 지키고 관리하기 위해 하나은행이 만들어낸 신탁상품이다. 


다른 은행도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


단기간에 만들기 어렵다. 운용 노하우와 상품 구조를 짜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하나은행은 서울가정법원과 함께 성년후견지원 신탁 계약을 법원 판결로 체결할 수 있도록 협업하고 있다. 이에 세월호 사고로 부모를 잃은 미성년자는 보험금 등 재산을 신탁으로 관리받을 수 있게 됐다. 


옥시 피해자들도 마찬가지다. 옥시 피해자에게 줄 사측 보상금을 하나은행이 신탁으로 관리하게 됐다. 피해자는 사측이 보상금을 준다고 해도 보상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회사가 파산하거나 약속을 이해하지 않을 것을 염려한다. 하지만 법원 판결로 금융사 신탁에 보상금을 출현시키면 일단 보상금이 확보된다. 이 상태에서 피해자는 사측과 추가금 협상도 가능하다. 출현된 보상금을 은행이 투명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안심한다. 


하나은행이 공익신탁에 강한 이유는 뭔가. 


사실 리빙트러스트 쪽 수익성이 크지 않다. 노하우도 필요하다. ​하나은행은 정부와 연계해 10년 이상을 해왔다. 그만큼 리빙트러스트 쪽에 강할 수밖에 없다. 이걸 안 법원이 성년후견지원 신탁과 관련해 금융사와 연계하고 있는데 하나은행이 유일하다. 자부심이 크다. 정부가 할 일을 금융사가 함께 하는 구조다. 하나은행 치매안심신탁도 금융권 최초 상품이다. 사회 문제가 되는 치매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 자산을 은행에 맡기고 관리하게 한다. 사망 이후에도 상속 증여로 법원에서 자녀들이 싸울 일이 없어진다. 신탁에 맡기면 쉽게 해결된다. 그만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나은행이 오랜 기간 이 부분을 강화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각에선 신탁을 마치 투자 상품으로 여긴다. 신탁은 투자가 아니다. 투자성이 일부 있는 건 사실이다. 하나은행도 이 부분을 소홀히 하진 않는다. 분명 신탁은 은행권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하나은행이 하는 공익적 성격의 신탁은 수익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하지만 이 부분을 분명 키워야 한다. 사회가 변하면 은행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 은행에는 공공의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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