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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5일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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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세금톡톡] 가정용과 업소용 술 뭐가 다르나

주류 활성화 대상 아닌 규제대상…'납세 병뚜껑' 독점 논란 일기도

사진=시사저널e.



“가게에 술 재고가 떨어져도 인근 마트에서 사와 팔 수 없다.”

홍대에서 라이브 바를 운영하는 A 씨는 한국의 주류 유통구조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또 “어떤 술은 대형마트에서 파는 값이 우리가 주류회사에서 떼어오는 도매가보다 더 싼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업소용만 판매해야 되기 때문에 대형마트 같은 곳에서 사와서 손님들에게 팔 수 없다. 수익 면에서 손해를 본다”고 토로했다.

업소용과 가정용으로 나뉘는 한국의 주류 유통 구조에는 이유가 있다. 일단 술은 미성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타 산업과 달리 활성화 대상이 아니다. 규제의 대상이다. 이에 주류 판매를 허가 받은 사업자만 일정 지역에서 술을 판매할 수 있다. 따라서 A 씨처럼 술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자신의 영업지역에서 주류 판매허가를 받은 업체에서 주류를 구입해야 한다. A 씨의 입장에서는 독점구조로 볼 수 있는 유통과정이지만 주류산업 전체로 시야를 확대한다면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바로 술을 판매하는 업주들의 탈세를 막기 위함이다. 술에는 주세뿐만 아니라 몇몇 붙는 세금들이 더 있다. 맥주를 출고과정을 보자. 맥주 한 병의 공장 출고가가 1000원이라면 출고와 동시에 주세(720원), 교육세(216원), 부가가치세(193.6, 1000+720+216×10%)가 붙는다. 이런 세금들이 붙고 나면 맥주의 판매가격은 2129.6원으로 결정된다. 만약 A 씨가 인근 대형마트에서 술을 떼어다 손님들에게 판다면 불법 유통경로로 구입한 주류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소득신고 때 반영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런 유통구조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탈세행위를 막고 주세부과를 쉽게 하기 위해 지정된 병뚜껑만 사용하도록 한다. 즉 병뚜껑 개수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다. 이에 주류 제조자나 회사들이 일명 '납세 병뚜껑'을 구매해 사용하며 세금을 대신 납부한다. 국세청이 이 납세 병뚜껑 사업자까지 지정하기 때문에 퇴직 세무공무원들이 이들 업체로 종종 재취업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야구장 맥주보이가 뜨거운 이슈로 부각됐다. 주류를 허가된 장소에서만 팔아야 하는 주세법 규정으로 인한 것이다. 당시 국세청은 청소년들이 쉽게 술을 접할 수 있다는 명분으로 판매규제를 검토했지만 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결국 주류 관련 고시와 규정을 개정하면서 맥주보이는 합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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