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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5일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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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왜] 포스코‧KT를 왜 ‘주인 없는 회사’라고 하나요?

대주주·최고경영자 일치하지 않아 주인 없다고 여겨…한국 재벌문화가 낳은 용어

황창규 KT회장(왼쪽)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 / 사진=뉴스1, 디자이너 조현경

“정준양 전 회장이 ‘주인 없는 회사’인 포스코를 사금고화 했다.”

“KT는 주인이 없는 회사라는 점에서 다른 재벌 대기업 대비 어느 정도 혐의를 피해갈 수 있었다.”

포스코와 KT관련 기사를 보다보면 단골처럼 따라붙는 표현이 ‘주인 없는 회사’입니다. 왜 이 유독 재계에선 두 회사에 주인 없는 회사란 수식어를 붙이는 걸까요?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회사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애사심 투철한 직원들? 최고경영자? 회사 내 실권자? 정확히 말하면 주주(株主)입니다. 회사를 쪼개 나눈 것이 주식이고 이 주식의 주인이 주주이니 회사의 주인이 누구냐 하면 주주라는 답이 논리적으로 가장 자연스럽죠. 주주는 보통 여럿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다 주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게 중에 가장 많이 주식을 가진 사람이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는 주인이 아니라 대주주죠.

KT와 포스코도 역시 주주가 있습니다. 다른 대기업들처럼 대주주도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입니다, 그런데 왜 이 두 회사의 주주는 주인 대접을 안 해줄까요?

그것은 우리 한국 특유의 기업 문화에 기인합니다. 미국의 경우 회사의 주인은 주주이고 회사를 운영하는 최고경영자는 대리인의 개념이 확실합니다. 그러나 재벌 체제에 익숙한 한국은 이런 개념이 어색합니다. ‘최대 주주=최고경영자’란 공식이 확실히 머릿속에 박혀 있죠. 지금 여러분이 머릿속으로 아무 재벌 총수나 떠올려 보세요. 그 사람이 곧 그 그룹의 대주주일 겁니다.

즉 한국에서 회사의 주인 대접을 받으려면 최대 주주이면서 최고경영자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회장님’ 소리를 들으면서 주식도 많이 갖고 있는, 한마디로 재벌총수여야 주인이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그런 면에서 보면 임기가 있는 포스코나 KT 회장들은 일반 재벌총수와 다릅니다. 다시 한 번 설명 드리자면 미국에선 이 두 곳과 같은 기업 형태가 일반적입니다.

이제 이해가 좀 되셨나요?주인 없는 회사란 표현은 한국사회의 특유의 문화가 낳은 말입니다. 냉정히 말하면 틀린 표현이죠. 대주주가 꼭 최고경영자를 같이 해야 주인이라는 생각이 낳은, 어찌 보면 재벌 체제에 너무 익숙한 우리 관점이 만들어낸 말입니다. 만약 외국 친구에게 위와 같은 설명을 하며 두 회사가 주인 없는 회사라고 하면 어리둥절해 할 겁니다.

어쨌든 두 회사는 이 같은 이유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교체되는 수난사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공기업에서 민영화 된 지 수 년이 흘렀지만 회장 임명은 늘 정권의 몫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아직도 사실상 공기업도 민영기업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냉정한 현실입니다. 두 기업의 진짜 주인은 정말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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