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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6일 [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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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본 삼성]① 박상인 서울대 교수 “지금이 재벌개혁 적기”

“삼성, 반도체 호황에 안주 안돼…삼성전자 탈수직계열화 해야 한국 주력산업 고도화 가능”

16일 오후 서울대 행정대학원 연구실에서 기자와 만난 박상인 서울대 교수. / 사진=시사저널e

문재인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재벌개혁을 천명했다. 재벌개혁의 핵심은 삼성이다. 정경유착, 편법 증여, 독과점 등 재벌 구조가 가진 온갖 적폐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곳이 삼성이다. 지금은 삼성과 한국 경제를 냉철하게 분해할 날카로운 메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시사저널e는 ‘밖에서 본 삼성’ 시리즈를 시작한다. 스마트폰‧반도체‧인공지능에서 거시경제‧재벌개혁‧노동에 이르기까지 경제와 사회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들을 고루 만나고자 한다. 그들의 프리즘을 빌려 새 정부 출범 후 삼성과 재벌혁신의 길을 모색해본다.[편집자 주]

또 하나의 가족. 이 한마디에서 삼성전자 광고를 떠올렸다면 당신은 한국인이다. 또 하나의 가족. 다시 이 한 마디에서 반도체 노동자의 죽음까지 떠올렸다면 당신은 삼성전자의 민낯도 알고 있는 사람이다. 동명의 제목으로 촬영을 개시했던 한 영화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이 발병한 직원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개봉제목은 ‘또 하나의 약속’으로 바뀌었다.

또 하나의 가족. 이 한 마디에서 최순실 게이트까지 기억에서 끄집어냈다면 당신은 삼성전자의 구조적 병폐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월 동명의 제목으로 쓰인 한 권의 책이 나왔다. 최순실 씨 의붓조카 조용래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태민 일가의 오랜 악연을 ‘내부자’ 시각에서 증언했다. 삼성은 이 악연의 끝에서 스스로 가장자리에 섰다. 총수는 구속됐다. 재벌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분출했다.

삼성은 한국 사회를 지탱하는 큰 축이었다. 그래서일까. 누군가는 삼성 총수를 구속하면 한국 경제 근간이 흔들린다고 말을 쏟아냈다. 정작 삼성전자는 총수 구속 후 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어느새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가 눈앞에 왔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초호황 덕을 봤다. 주가는 230만원을 넘어 곧 300만원 시대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총수가 없어도 장사에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바로 지금이 삼성 내부 개혁의 적기이자 재벌개혁의 골든타임이라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다. 국내 대표적 재벌개혁론자로 꼽히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다. 그는 “삼성이 반도체 호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이 기회에 장기적 성장이 가능한 전략적 사고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 재판과 이건희 회장 와병 등 삼성에도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정책 이니셔티브를 펼치면 재벌개혁 물꼬가 쉽게 터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재벌개혁의 적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박상인 교수는 뉴욕주립대를 거쳐 서울대에 재직 중이다. 아울러 시장과정부센터 연구소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위원장도 맡고 있다. 지난 3월 저서 《왜 지금 재벌개혁인가》를 냈고 앞서 지난해 2월에는 《삼성전자가 몰락해도 한국이 사는 길》을 출간해 주목받았다. 박 교수를 16일 오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 자리 잡은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저서 《삼성전자가 몰락해도 한국이 사는 길》에서 반도체가 경기변동에 민감하고 기술 추격 속도가 빨라 한계가 있다고 썼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특수 덕에 분기마다 최대실적을 경신하고 있는데.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때문에 반도체 특수가 왔다. 기술전문가들은 무어의 법칙(Moore’s Law, 반도체 집적회로 성능이 18개월 주기로 두 배로 늘어난다는 것)이 끝났다고 말한다. 4~5년 뒤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기술 우위가 없어질 거라는 말 한다. 중국 등 후발주자가 따라올 거다. (초호황의 한계를) 대체로 2020년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이 문제가 생겼을 때 반도체가 떠받쳐줬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사태가 터졌을 때 반도체 호황이 왔다. 거꾸로 생각하면 모바일과 반도체 모두 상황이 안 좋을 때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근본 혁신이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정보기술(IT) 산업에서는 언제일지 모르지만 위험이 온다는 건 확실하다. 

 

최근 미국이나 유럽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출이 좋아졌다. (이 와중에) 삼성전자가 선전하면서 하면서 4~5년 (시간을) 벌었다. 이 때 경제구조를 바꿀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삼성도 반도체 부문 호황일 때 장기적 성장이 가능한 전략적 사고와 행동을 고민해야 한다. 호황에 너무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반도체 실적이 커져도 결국 핵심은 모바일이라고 봐야하나?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반도체 부진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계속 지적해왔는데?


삼성전자의 수직계열화 구조가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로서 이점이 있었다. 이 구조는 혁신경영에 불리하다. 많은 부품들에서 다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수직계열화 탓에 경쟁제품 혁신을 빨리 받아들이기 어렵다.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 밸류체인을 바꾸면 혁신이 훨씬 빨리 일어날 수 있다. 애플이 대표 사례다. 

 

갤럭시노트7에서 배터리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나. 이 역시 (근본적으로) 수직계열화에서 온 문제다. 삼성SDI 문제 아닌가. (그룹 밖) 납품 회사였다면 훨씬 더 엄밀히 실험하고 따졌을 거다. 수직계열화는 혁신경제에서 약점이 될 수 있다.

 

(② 박상인 서울대 교수 인터뷰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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