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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19일 [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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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문용 녹소연 국장 “문·안 통신공약 절반씩 섞었으면"

실질적인 측면은 '문' 방향성은 '안'이 우월…재원 대책·구체성 마련돼야 실현 가능

21일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정책국장이 대선 후보 통신 공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매번 대통령 선거 시즌 때마다 되풀이 되는 공약이 있다. 대선 후보들의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이다. 그러나 최근 녹색소비자연대의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역대 정권 가계통신비 경감 정책에 대한 체감 정도에 대해 ‘특별한게 없었다’고 답한 비율이 64.7%로 절반을 넘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 들어서 ‘가계통신비 부담이 이전보다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은 33.3%에 달했다. 녹소연은 대선 후보들이 재원 대책을 갖고 구체적인 공약을 내걸어야 실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녹소연의 윤문용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정책국장을 만나 대선후보들의 통신 공약을 따져 봤다.

이번 대선 후보들의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유력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공약을 반반 섞었으면 좋겠다. 문재인 후보 공약은 기본료 폐지 등 가계통신비의 실질적 인하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고 안철수 후보는 업체 간 경쟁을 통한 방향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 공약의 방향성이 장기적인 측면으로 옳다고 본다. 당장의 가계통신비 인하로 이어지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에 그런 방향성과 문재인 후보의 실질적 인하 방안이 같이 버무려지면 좋을 것 같다.

재원 대책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는데.


문 후보나 안 후보의 경우 구체성과 재원 대책에 대한 부분이 빠져있다. 이것은 공약 이행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오히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공약 형식이 마음에 든다. 홍 후보 공약은 재원 대책이나 공약이 이뤄졌을 때의 혜택, 실현 가능성 등을 가장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하지만 보편타당한 통신비 인하 정책이 아니라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치우쳐 있는 것이 아쉽다. 내용보다 정책의 구성, 정확성 등은 홍 후보가 후보 가운데 가장 낫다.

대선 시즌마다 가계통신비 공약이 되풀이 되는 이유는.


무선통신이 시작된 이후 이런 공약이 계속 등장한 것 같다. 나날이 단말기 값이 비싸지면서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7년도 쯤 풀터치폰이 나오면서 휴대전화 기기값이 급등했다. 그때 등장한 것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들고 나온 통신비 20% 인하 공약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반값 통신비 공약을 내걸었었다.

왜 아직 제자린가.


통신 카르텔(기업연합)이 너무 심하다. 후보 공약이 실현되려면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미래부 등 관련 부처부터 해체해야 한다. 예전 정보통신부 관료들이 여전히 관련 부처, 기업에 똬리를 틀고 있다. 이동통신사가 손해 보는 정책을 새로 도입하더라도 다시 그 손해를 만회하는 서비스가 나오면서 원점으로 돌아가는 이유다.
가령 2012년에 자급제 단말기를 강화하는 정책이 나왔다. 통신사로선 손해를 보는 상황이었다. 이후 바로 위약금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생겼다. 2년간 계약을 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위약금이 줄어드는 것이 기존 방식이었다. 하지만 새로 생긴 위약금 정책은 16개월에 가장 비싼 위약금을 물도록 설계됐다. 당시 이통사 고객들의 휴대전화 교체 주기가 16개월 정도였다. 통신사는 위약금 명목으로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 위약금 총량 자체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공약이 나와야하나.


법제도를 정비해 개념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현행법에선 정부가 사업자에게 통신료 인하를 강요할 수 없다. 미래부는 이런 정책이 나올 때 찬반식으로만 답변하고 만다. 제도 개선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부족해 보인다.
2G(세대), 3G 등 오래된 서비스 가격은 낮추고 새로운 서비스 가격은 높이는 등 합리적인 방안이 나와야한다. 우리나라 통신사의 경우 구형 서비스 요금이 비싼 편이다. 8년이 지난 장비는 투자금에 대한 수익 회수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보고 2G, 3G 요금은 30~40% 정도 인하된 요금으로 제공돼야 한다. 정부는 이통사 주파수 경매제를 통해서 몇 조원대 수익을 올릴게 아니라 저렴하게 주파수를 제공해 나머지 이익이 이용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마찰이 있었다.


제조사에서 기기를 구입하면 10% 정도 기기값이 비싸다. 이는 분명 이통사, 제조사 간 담합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공정위에 신고한 건데 공정위가 엉뚱한 답변을 보내왔다. 모니터링을 한다는 말은 실질적 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정부부처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시장을 개선할 수 있는데 그런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녹소연에서 관련법을 입법 청원할 계획이다.

올해로 만 3년이 되는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에 대한 생각은.


실패한 법이다. 단통법은 불필요한 내용 투성이다. 공시지원금과 20% 요금할인 제도 빼고는 다 없어져야한다. 불법지원금 단속에만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용자들은 큰 혜택을 보고 있지 못하다. 번호이동 건수가 는다고 해서 단통법위법이라고 생각하는 발상 자체에 문제가 있다. 유통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단속을 한답시고 압박한다. 때문에 이통 3사는 번호이동건수 추이를 시시각각 살피면서 대리점에 몇 시까지는 고객 받고 몇 시부터는 받지 말라는 둥 지시를 내리기도 한다.

또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예전부터 청약철회권을 주장했다. 휴대전화 제품 가격에 비해서 청약철회권이 너무 제한적이다. 14일간 청약 철회가 가능하다곤 하지만 현저한 통신이나 음성 전화 품질에 하자가 있을 경우만 가능하다. 청약철회권을 완화해서 개봉하면 끝이 아닌 전원을 켜서 어느 정도 확인할 시간을 줘야하는 게 맞다. 이것이 적용되면 지금 갤럭시S8 붉은 액정 논란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다. 청약철회권이 보장되면 소비자가 대리점에서 포장을 뜯고 테스트할 수 있다.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거다. 지금은 스티커를 떼면 끝이니까 특정 검침원을 찾는 등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통신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흐르는 게 맞나.


단말기 자급제가 보편화돼야 한다. 이통사들은 경쟁하면서 더 저렴하고 좋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 지금 국내는 결합판매 시장이 거의 전부다. 미국은 이미 50%는 자급제 시장이고 50%는 결합판매 시장이다. 미국은 통신사와 제조사의 휴대전화 가격이 같다. 제조사와 이통사 간 담합을 끊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소비자의 편익이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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