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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8일 [W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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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물기 지우니 이번엔 풍절음” 그랜저IG는 개발 중

3월 이후 생산부터 웨더 스트립 개선품…“리콜 규정 강화 없는 한 변화 없다”

현대차가 2011년 준대형 세단 5세대 그랜저HG 출시 이후 곧장 개발에 착수해 5년 만에 완전히 변경해 내놓은 그랜저IG의 품질에 물음표가 붙었다.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5만대 넘게 팔린 그랜저IG에 현대차가 여전히 남모를 개선품 적용을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

심지어 현대차가 그랜저IG 창문 물기 지속 현상을 막기 위해 웨더 스트립 개선 부품을 적용하자 풍절음이 커지는 예상 밖 결함마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짝 틈새 몰딩의 일종인 도어 벨트 아웃사이드 웨더 스트립은 차창 이물질 방지 및 물기 제거를 위한 부품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1월 준대형 세단 그랜저IG를 출시한 이후에도 끊임 없는 부품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사진 = 조현경 미술기자

◇ 3월 이후 생산부터 ‘조용히’ 개선품 적용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3월 이후 그랜저IG 생산에 도어 벨트 아웃사이드 웨더 스트립 개선품을 적용하고 있다. 당초 적용한 웨더 스트립의 폭이 커 비가 그친 이후나 세차 이후로 한참이 지나도 창문으로 물기가 올라오는 설계 결함이 발생한 탓이다.

자동차 정비 업계 한 전문가는 “웨더 스트립은 이물질 제거나 유리보호를 위해 고무가 아닌 천 재질로 외부를 감싸게 돼 있는데 이 천으로 된 면의 면적이 넓어 물기를 한참이나 지니는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개선품은 면의 넓이가 2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대차가 지난 2월까지 판매한 그랜저IG 차량만 2만7800대를 훌쩍 넘어섬에도 불구하고 무상 수리와 같은 피해 대책에 대해선 일절 함구하고 있다는 데 있다. 2월 중순 이전 생산 차량의 출고 일정을 고려하면 3만5000여대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에 현대차는 창문 물기와 관련한 피해 호소를 지속하는 소비자에게만 조용히 무상 수리를 해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 초 그랜저IG 1·2열 웨더 스트립을 모두 교체했다는 김아무개씨(38)는 “현대차 정비사업소 방문만 3번, 교체 예약 후에도 10일을 기다렸다”고 토로했다.

현대차 생산 차량 부품 판매를 담당하는 현대모비스 부품팀 관계자는 “개선품은 모두 신차 생산에 투입되고 있다”면서 “현재로썬 부품 수급은 물론 주문해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3월 이후 생산한 그랜저IG에 적용한 도어 벨트 아웃사이드 웨더 스트립 개선품(아래). 기존 부품(위)보다 폭이 좁다. / 사진 = 그랜저IG클럽

◇ “돈 드는 무상 수리…현대차가 나설 리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무상 수리 조치에 나서지 않는 이유를 수익성 하락에서 찾고 있다. 웨더스트립 개선 부품 개당 가격이 1만4000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차량 한 대를 무상 수리해주는 데에만 5만6000원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무상 수리는 리콜과 달리 강제성은 물론 해당 차량 소유자에게 안내사항을 전달하는 등 시정조치를 공개할 필요는 없지만, 사업소를 방문한 점검 차량에 대해 해당 사항을 알리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도 현대차 고객센터는 “해당 사항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20년을 현대차 정비 사업소에서 일했다는 서아무개씨(45)는 “현대차는 각 정비사업소 및 정비협력업체에 공문을 내려 조치 사항을 모두 지시한다”면서 “대당 수리비 5만6000원은 단순 계산해도 20억원 가까운 비용을 발생케 하는 일이라 무상 수리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개선품 적용 이전 차량 모두에서 창문 물기가 지속하는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차량 주행 안전과 관련한 문제가 아니다 보니 리콜이 아닌 다른 방향의 고객 대응책을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 물기 없애자 풍절음 커진 그랜저IG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개선품이 적용된 그랜저IG 차량을 중심으로 주행 소음의 하나인 풍절음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풍절음은 차량 고속 주행 시 발생하는 비교적 주파수가 높은 바람 소리를 의미한다.

특히 웨더 스트립 교체 차주를 중심으로 이 같은 결함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웨더 스트립 4개를 모두 교체했다는 양아무개(35)씨는 “차창에 물기가 스미는 현상이 사라지자 이번엔 소음이 발생했다”면서 “조금만 빨리 달리면 풍절음 귀가 아플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랜저IG 공식 동호회에는 웨더 스트립 개선품이 적용된 3월을 중심으로 풍절음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크게 늘었다. 지난 2월 2개에 불과했던 풍절음 관련 게시글은 3월 13개를 지나 4월 21일 현재까지 19개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박병일 자동차 명장은 “최초 설계 단계와 다른 웨더 스트립 적용은 풍동 시험을 충분히 거친 자동차 설계와 정확히 조율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면서 “웨더 스트립을 교체한 차주들에게서 불만 호소가 많은 것도 해당 차주들은 소음의 차이를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콜에 해당하는 결함 사례. / 그래픽 = 교통안전공단

◇ “리콜 규정 강화되지 않는 한 현대차 변화 없을 것”

한편 현대차는 웨더 스트립에 이음새를 부착한 또 다른 개선품을 다시 적용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고객을 중심으로 현대차가 “안전 관련 사항만 리콜되는 국내 리콜 기준을 이용해 국내 소비자를 시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차는 그랜저IG를 출시하면서 미국 시장 내 그랜저 판매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여기에다 현대차 미국법인 대변인이 “신형 그랜저를 판매하지 않는 대신 미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미국 시장형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 리콜 규정이 강화되지 않는 한 현대차가 국내 시장을 제품 완성도와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이른바 테스팅 베드로 활용하고 있는 지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안전 관련 사항을 포함한 설계 결함 모두를 리콜 대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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