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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4일 [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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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뒤숭숭’한 분위기에 사라진 정주영 추모식

창업주 16주기 추모식 대신 추모영상으로 대체…노사관계 악화와 경영난 영향 해석

지난해 3월 21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자 15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낭독하는 최길선 회장. /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올해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추모식을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이 정주영 창업주의 추모식을 열지 않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내달 분사를 앞두고 노사갈등이 격화되고 있고, 수주가뭄으로 인한 일감 부족으로 지난해에 이어 또 도크 가동을 중단하는 등 회사 경영 상황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정주영 창업주의 16주기를 맞아 오전 사내체육관에서 추모식을 개최하는 대신 추모영상으로 대체한다고 21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2001년 정 회장 타계 이후 매년 울산 본사 내 체육관에서 추모행사를 열고 분향소를 운영해 왔다. 지난해에는 추모 영상 상영 및 최길선 회장의 추모사 낭독, 그룹 관계사 임직원들의 헌화와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현대중공업은 이같이 행사규모를 대폭 간소화하는 대신 사내 방송으로 추모 영상을 틀어 각 부서별로 전 임직원이 추모 묵념을 하는 것으로 대체한다. 매년 열리던 ‘정주영 창업주 추모음악회’는 같은 날 오후 7시 반부터 울산 현대예술관에서 진행된다.

사측은 정주영 창업주의 추모식을 생략한 이유에 대해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과한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정주영 창업주의 추모식은 현대중공업의 ‘상징’과도 같던 행사였다는 점에서, 추모식 취소 이유를 두고 업계 의견은 분분하다. 내달 분사를 앞두고 격화된 노사갈등과 수주가뭄으로 인한 일감 부족이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지난해 3월 21일 열렸던 정주영 창업자 15주기 추모식에는 최길선 회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 등 노사 대표가 나란히 참석해 고인의 삶을 기렸다. 그러나 올해는 노사 관계가 산산조각 난 탓에 이 같은 노사 화합 자체가 어려워졌다. 법인 분할을 앞두고 노조가 유일 노조를 요구하며 회사와 마찰을 빚고 있는 탓이다.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1일부터 현대중(조선·해양·엔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개 법인으로 전환한다.

회사 분할과 관련해 노조는 “고용안정을 위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노조가 4개 회사의 유일 노조로 활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는 분리돼도 현대중공업 노조가 단일 교섭권을 갖고 4개 회사와 동시에 협상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업 분리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1개 노조가 업종 특성이나 사업 영역이 다른 4개 회사와 교섭하겠다는 것은 비합리적인 주장”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노사 모두 입장이 강경해 4월 이후에도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 노사는 지난해 5월 시작한 임단협에서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해를 넘겼다. 여기에 분사 구조조정 현안까지 겹치며 갈등만 더해지는 모양새다.

격화된 수주가뭄으로 회사 사정이 좋지 못한 것도 추모식 간소화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수주 잔량이 계속 줄어들면서 지난 17일부터 울산 조선소 5도크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도크 가동 중단은 지난해 6월 4도크의 신조를 중단한 이후 두 번째다.

현대중공업 노조 한 관계자는 “회사 분위기가 최악이다. 노사 간 소통 창구가 막혀있고 노조 내 분위기도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정주영 창업주의 도전 정신을 기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사내에 워낙 산적한 문제가 많다보니 (추모식을) 거창하게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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