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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18일 [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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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 속 미래 앞당기는 숨은 공신 ‘신소재’

국내기업들, 신기술 개발에 박차…수요처 확보는 과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은 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 사진=코오롱인더

대형 디스플레이를 접거나 둘둘 말아 가지고 다니는 모습은 공상과학(SF)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최근 이러한 미래 기술들이 한발짝 더 현실에 다가서고 있다. 관련 신소재들이 속속 개발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밋빛 전망을 경계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술 개발에 앞서 수요처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투명 폴리이미드(CPI) 상업생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PI는 강도 및 열적내구성이 뛰어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한 종류다. 극저온과 고온에서 물성이 변화하지 않으며, 필름형태로 생산하면 종이처럼 유연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수한 내구성에도 불구, 특유의 노란 색을 띠고 있어 디스플레이에는 그동안 사용할 수 없었다.

이를 개선한 것이 바로 CPI다. CPI 필름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가 세면서도 수십만 번 접어도 흠집이 나지않는 차세대 신소재다. 현재 스마트폰 화면 소재로 사용되는 유리나 강화 플라스틱 등은 접을 수 없는 단점 때문에 플렉서블 스마트폰 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CPI는 투명함과 동시에 접을수 있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플렉서블 스마트폰 핵심 소재로 눈여겨 보고 있는 상황이다.

10년 이상 CPI 연구개발(R&D)에 투자한 코오롱인더는 경북 구미공장에 900억원을 투자해 CPI 양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지난 3분기부터 경북 구미공장에 CPI 필름 양산설비 구축에 나서고 있다”며 “오는 2018년 1분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코오롱인더측은 “현재 여러 스마트폰 제조업체들과 양산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CPI가 장착된 플렉서블 스마트폰의 정확한 출시일은 알 수 없지만, 관련해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LG화학도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CNT) 양산에 돌입했다. LG화학은 지난 1월 약 250억원을 투자해 여수공장에 연간 400톤 규모의 탄소나노튜브 전용공장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탄소나노튜브 단일라인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LG화학은 올해 전지용 소재 등으로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판매 규모를 점차 늘려 내년 말까지 공장을 완전가동할 계획이다.
자료=LG화학


탄소나노튜브는 탄소 6개로 이뤄진 육각형들이 그물처럼 연결돼 관 모양을 형성하고 있는 물질이다. 관의 지름이 수∼수십 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해 탄소나노튜브로 불린다.

탄소나노튜브는 전선 소재로 많이 쓰이는 구리와 전기 전도율이 동일하고 열전도율은 자연계에서 가장 뛰어난 다이아몬드와 같다. 그러면서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해 기존 소재를 뛰어넘는 우수한 특성을 갖고 있다. 반도체부터 2차전지, 자동차 부품, 항공기 동체의 소재까지 그 활용 영역이 무궁무진해 꿈의 신소재라고 불린다.

특히 최근에는 IT산업 및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리튬이온전지의 양극 도전재(導電材) 등으로 탄소나노튜브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효성도 지난 2013년 폴리케톤이라는 신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내마모성, 내화학성이 뛰어나 자동차 내외장재, 전기전자 부품, 타이어코드, 산업용 파이프 등에서 기존 나일론이나 플라스틱 등을 대체할 차세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로 각광받아 왔다.

효성은 2013년 연산 1000톤 규모의 폴리케톤 소재 생산 공장을 완공했고 2014년 125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지난 2015년부터 생산량을 연간 5만톤 규모로 확대했다. 효성은 2020년까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연산 20만톤 규모로 폴리케톤 생산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 매출도 1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신소재들로 인해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미래 기술이 점점 더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수요처 확보에 먼저 힘을 쏟아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아무리 좋은 신소재를 가지고 있어도 이를 활용할 곳이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효성 폴리케톤의 경우, 지난해 8월 효성 울산 용연2공장이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마땅한 수요처를 찾지 못해 재고가 쌓이고 비수기가 겹친 탓이다. 폴리케톤은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 수요처의 설비 변경 등 다양한 문제로 좀처럼 수요가 확대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신소재의 경우 기술적 우위에도 불구, 수요처 확보가 쉽지 않은 편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시설들을 개조해야하고 수요처들이 안전성과 기존 업체와의 계약 등을 이유로 신소재 받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탄소섬유시장 세계 1위 업체인 일본 도레이 역시 1961년 탄소섬유 기본 기술을 개발, 1971년 상용화 해 2011년 보잉사에 본격 납품하기까지 50년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진입 어려움 등으로 많은 기업들이 신소재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음에도, 본격적인 개발에는 뛰어들기 꺼려한다”며 “정부가 앞장서서 신소재 개발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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