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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5일 [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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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제, 무분별한 비관론은 제거하자

위기론 대부분은 탁상공론 … 실물경제 정확히 이해해야

최근 한국경제의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안팎으로 악재가 쏟아져 나오는데 정부의 리더십 부재로 대처를 못한다는 게 주요 논거다.


언론이나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단골로 꼽는 대외 악재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고조되는 북핵위기,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등이 있다. 급증하는 가계부채나 높은 실업률, 대선 이후 쏟아져 나올 경제민주화 법안 등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대표적 내부 악재라고 한다.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이들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입을 모아 위기론을 강조한다.

◇자금유출설 비웃는 외국인 순매수

일례로 지난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자 한국경제가 위기라는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많은 언론이 ‘먹구름’이나 ‘자금유출’ 등 부정적 표현으로 이번 미국 금리결정을 보도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거의 같은 목소리로 일관했다. 한 방송사 대담 프로그램에 나온 대학교수들은 입을 모아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데 한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일순간 빠져나갈 것이라고 목청을 돋웠다.
 

그런데 그들의 논리와 달리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매수우위를 유지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미국 금리결정 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6일 3451억원, 17일 2499억원이다.

◇비관론 무색케 한 수출호조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한국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은 지난해부터 제기된 악재다. 그런데 최근 수출은 근래에 보기 드믄 호조를 기록했다. 2월 수출은 432억 달러로 전년 2월에 비해 20.2%나 늘었다.


원화강세가 한국경제의 생명줄인 수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란 분석도 많지만 실제 양상은 전혀 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원·달러 평균환율은 지난 1월 달러 당 1185.10원에서 2월엔 달러당 1144.92로 3.4%나 하락했다. 


원화가 달러화에 대해 엄청난 강세로 돌아섰는데 수출은 오히려 늘었다. 대미 수출만 보더라도 1월엔 줄었지만 원화강세가 본격화한 2월엔 자동차와 반도체 등의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사드배치에 반발하는 중국의 보복으로 수출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대중국 수출은 오히려 훨씬 큰 폭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월에 13.5% 늘어난 107억6100만 달러, 2월엔 28.8% 늘어난 111억 3000만 달러였다.
 

외국인이 줄기차게 한국 주식을 사들이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자 기업의 낙관적 시각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업황실적BSI(경기실사지수)는 지난 해 2월을 저점으로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올 2월 제조업업황BSI는 76으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고 지난 해 2월에 비하면 13포인트나 높아졌다.

◇위기론 대부분 탁상에서 만들어져

경제가 개선되고 있는데 위기라고 하는 주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위기론의 대부분은 탁상에서 나오고 있다. 실물경제를 전혀 모르는 인사들이 이론만으로 위기를 부르짖는 것이다. 앞의 방송사 프로그램에 나온 교수들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 실제 상황을 전혀 모른 채 이론만으로 위기론을 제기했다.


특히 한미간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것이란 주장을 강하게 폈다. 그러나 실제 양국 금리가 역전된 지는 이미 오래됐다. 또 외국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렸다.


구체적으로 지난 17일 한국 5년 만기 국고채는 1.868%, 10년 만기 국고채는 2.187%로 마감됐다. 반면 미국에선 같은 날 5년 만기 국채(t-note)가 2.022%, 10년 만기 국채(t-bond)는 2.501%로 끝났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금이 뭉텅이로 빠져나갔어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 3월 들어선 1조1307억원, 연초 이후로는 11조591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2229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35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 전문가와 현장 분위기는 긍정적


국내 전문가들과 달리 BOA메릴린치는 최근 수출단가가 회복되고, 국제교역이 증가하면서 한국 수출이 강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타깃 중에서 후순위인데다 동북아 정세를 감안할 때 제재가 심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사드배치에 따른 보복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중국 수출품의 74%가 자본재나 중간재이고, 중국정부가 WTO 등 국제규범을 어기지는 않을 것이므로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게 그들의 예상이다. 한국에서 우려하는 것만큼 심각하게 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현실경제 역시 금리가 오르면 지갑이 굳게 닫힐 것이란 일각의 주장과 달리 돌아가는 양상이다. 이미 시장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일부 지방 아파트 분양에 청약이 몰리는가하면 강남에선 중대형 아파트마저 회복돼 분양도 호조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강하게 제기되지만 알려진 악재라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가 시스템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는 만큼 실제 위기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위기론 자체가 진짜 문제 일으킬 소지

그보다는 과도한 위기론 그 자체가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 위기론으로 비관주의가 확산돼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어서다. 이미 수년째 이어진 위기론으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기피하고 자금을 끌어안고 있는 게 그 증거다. 지금 증시에서 기업이 기관을 압도하는 매수주체가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업들이 지금처럼 투자를 하지 않으면 일자리는 점점 줄어든다. 그 여파는 저소득층에 더 크게 미치고 한계가구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 위기론이 실제 위기로 이어지는 구조다.


지금 경제에 필요한 것은 무분별한 위기론이 아니다. 그보다는 과도하지 않은 긍정론과 경제를 성장으로 이끌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공부하지 않는 이론가, 현장을 모른 채 전문가인양 하는 사이비의 배제도 필요하다. 그들의 탁상공론이 대한민국호를 산으로 끌고 가선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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