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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9일 [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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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기자수첩] 지연·학연 인사가 한국 금융 망친다

서금회 출신, 밀어주고 끌어주며 요직 차지

"출신 대학이 알려지면 같은 학교라는 이유로 연락오는 경우가 많다. 누구 잘 봐달라는 청탁 전화다. 귀찮다. 이런 청탁에 시달리면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식사 자리에서 만난 은행 고위관계자는 금융권에 학연 등 연줄을 이용해 요직을 꿰차려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정치권에 줄대기가 기승을 부리는 듯 금융권도 학맥과 인맥을 동원한 연줄 찾기가 비일비재하다.  

시중은행 임원급 인사를 만나면 이런 뒤숭숭한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얼마 전 은행권 여성 임원은 또 다른 이야기를 해줬다. "남자들이 특히 줄서기 같은 정치적 행동을 잘한다. 금융권 여자 임원이 대기업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한 이유다. 윗 사람에게 잘보여 승진하려는 관행이 계속되면 금융이 발전하기 힘들다. 은행은 돈을 다룬다. 능력으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신탁 부문을 맡는 다른 은행 임원도 비슷한 말을 전했다. "과거보단 덜하지만 여전히 어느 고등학고, 대학교 출신을 따지는 문화가 남아있다."

금융권에 학연이나 지연을 중시하는 문화가 조직적으로 나타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서금회가 대표 사례다. 서금회는 박근혜씨가 나온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이다. 우리은행장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모임 탓이었다. 항간의 소문이라고 하기에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 서금회 인사가 금융권 요직을 차지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대표적인 서금회 출신이다. 2014년 수출입은행장에 선임된 이덕훈 전 행장도 서금회 멤버. 이덕훈 전 행장이 수출입은행 행장을 지낼 때 은행 감사까지 서강대 출신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초반에 임명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도 서강대 출신이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 정연대 코스콤 대표,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등도 서강대를 졸업했다. 금융권에는 서강대 인맥이 차고 넘친다.

서금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탈락하자 서강대 출신 금융권 동문이 친목 모임 형태로 결성한 단체다. 2012년 송년모임에 임원 300명 이상이 모여 응집력을 과시했다. 

또 고려대, 성균관대 출신 상다수가 금융권 요직에 앉아있다. 특히 성금회(성균관대 출신 금융인 모임)는 서금회 못지않게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기로 유명하다.  

지연과 학연으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분위기는 낙하산 인사로 이어진다. 시중은행은 이 적폐 탓에 더 헤맬 수밖에 없다. 국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성동조선 등 조선·해운 기업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을 유발했다. 당시 청와대 서별관회의나 서금회를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탄핵 인용하면서 서금회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그 수면 아래서 기회만 생기면 연줄 인사는 부활할 수 있다. 금융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커지고 핀테크 등 혁신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정치 금융은 더이상 금융권에 어울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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