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시사저널

2017년 5월 1일 [Mon]

KOSPI

2,205.44

0.18% ↓

KOSDAQ

628.24

0.45% ↓

KOSPI200

287.21

0.05% ↓

SEARCH

시사저널

칼럼

[기자수첩] 식품업계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중

내수 침체에 중국 시장도 불안…돈 되는 곳이면 뛰어 들어 이전투구

음료건 주류건 식품이건 업계전체가 돌파구 찾는 게 쉽지 않다. 내수는 더 나아지기 힘들다. 중국은 굳이 사드이슈가 아니어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견제가 항상 있어 왔다. 그러다보니 내수시장에서도 돈 되는 곳으로 업체들이 다 몰려든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같다.

 

근래 만난 한 식음료기업 소속 A가 답답함에 꺼낸 말이다. A의 말마따나 내수는 다시 커지기 힘들다. 통계가 오롯이 말해준다. 지난해 12월 출생아 수는 직전 해 같은 기간보다 14.7%가 줄었다. 반면 사망자수는 8.3%가 늘었다. 미국 경제학자 해리 덴트가 제안한 인구절벽, 즉 생산가능인구(15~64)의 급감은 먹는 걸 파는 업체들에도 치명타다.

 

사람들은 먹는 걸 파는 기업들이 같은 시장서 싸운다고 여긴다. 오해다. 시장은 생각 이상으로 복잡하다. 예컨대 콜라의 경쟁자는 콜라이거나 사이다다. 혹은 대체재로 떠오른 탄산수다. 콜라가 만두와 경쟁하지는 않는다. 스테이크와 과자가 경쟁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연히 업체들이 생각하고 겨냥하는 라이벌도 기껏 많아야 3~4개에 그친다.

 

최근에는 경계가 모호하다. 탄산수가 팔릴 조짐을 보이니 간장으로 유명한 샘표식품이 프랑스 탄산수를 수입해 팔고 있다. 우유와 믹스커피로 유명한 남양유업도 탄산수를 판다. 과거라면 샘표식품과 남양유업이 같은 시장에서 정면경쟁하리란 걸 상상치 못했을 거다.

 

동원그룹 계열의 동원홈푸드는 반찬을 파는 온라인몰을 인수해 어느새 배달의민족 계열의 배민프레시와 맞붙게 됐다. A는 이에 대해 쿠팡이 신세계와 경쟁할지 누가 알았나. 지금은 모두가 경쟁자라는 말로 대신 대답했다.

 

이번엔 제과업계 B의 말. “제과시장도 가끔 대박상품이 나오긴 하지만 사실 업의 특성상 엄청난 대박이 터지는 일은 흔치 않다. 내수는 크게 나빠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 같지도 않다해외서 열심히 장사하는 B의 회사도 올해는 반드시 다른 팔 거리를 찾겠다는 심산이다.

 

매출 2~3조원대 메이저 식품업체에 속한 C의 말. “업계를 둘러싼 상황이 녹록치 않아서 일단 올해는 내실을 다지는 데 노력한다는 말 밖에 할 게 없다식품업계의 손꼽히는 대기업인 이 회사는 오랜 기간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엔 B2B(Business-to-Business) 업체 D의 말. “B2C(Business-to-Customer)도 뛰어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TFT를 만들어서 여러 방안을 올려놓고 있다. 가정간편식(HMR)에도 관심이 있다. 이미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지만 그만큼 커가는 시장이라 뛰어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태의 울타리도 넘어서겠다는 의지다.

 

여기서 소개한 4명의 인물이 다니는 회사는 식품업계로만 엮일 뿐 서로 경쟁하며 싸워온 적이 없는 관계다. 그런데 이 4개 업체 중 최소한 3개가 상황에 따라 한 시장서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 먹는 제품 중 유일하게 성장 중이라는 HMR 시장서 말이다.

 

HMR은 1코노미 시대의 총아다. 성장세가 이를 증명해준다. 20107700억원이었던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원에 육박했다. 올해 시장규모는 25000억원을 기대해볼만한다는 분석도 많다. 25000억원을 나눠먹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게 아닐까.

 

문제는 나눠먹을 사람이 너무 늘었다는 점이다. HMR 시장에는 이미 식품업체, 편의점, 대형마트, 백화점, 심지어는 닭고기 전문기업까지 모두 뛰어들었다. 다시 A의 말. “기댈 언덕이 1인가구와 HMR 밖에 없다내수도 중국도 어려운 시대에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은 어쩔 수 없이계속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