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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4일 [T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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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도 울고갈 1조원 생수 전쟁

광동제약·농심·신세계푸드 등 시장쟁탈전 치열…올 12월 삼다수 위탁판매권 입찰이 운명 가를 듯

1조원대를 눈앞에 둔 생수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서 농심 백산수와 광동제약이 위탁판매하는 삼다수가 나란히 진열돼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던 봉이 김선달이 살아 돌아와도 녹록치 않은 경쟁에 직면했을 것 같다. 현대판 물 전쟁이 그만큼 치열해서다. 생수의 대명사 삼다수는 점유율이 줄어도 매출액은 늘고 있다. 전체 시장규모 자체가 커져서다. 삼다수를 빼앗긴 농심은 백산수라는 새 물을 찾았다. 여기에 올해는 업계의 무서운 신예 신세계푸드가 싸움에 뛰어든다.

17일 업계와 식음료 전문 애널리스트 말을 종합하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지난해 7000억원대까지 올라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2020년에 1조원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식음료 전문 애널리스트인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생수시장은 2000년 이후 연평균 11% 성장했다. 제조원가가 낮고 수익성이 양호해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풀이했다.

당장 업체가 챙기는 이득도 쏠쏠하다. 시장점유율 1위인 삼다수를 위탁 판매 중인 광동제약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광동제약이 금융당국에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2015년 삼다수 영업을 통해 들어온 매출액(내수‧수출 합산)은 1675억원에 이른다. 한 해 동안 판매한 개수는 4억개에 가깝다.

성장세는 지속됐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3억 2400만개를 팔았고 1426억원을 벌어들였다.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삼다수는 4억 2000만개 안팎이 팔려 1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광동제약에 안겨줬을 가능성이 높다. 같은 기간 광동제약 판매상품 중 삼다수보다 매출이 높은 품목은 없었다. 이 공시가 발표된 지난해 9월 기준 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은 35.3%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광동제약은) 연간 10% 내외 성장하고 있는데, 그동안 삼다수의 성장 기여도가 컸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이 직전해보다 적지 않게 떨어졌음에도 매출액을 늘렸다는 점이다. 그만큼 전체 시장이 커진 효과를 업체들이 골고루 누리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분기 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은 45.7%에 달했다. 그 사이 롯데칠성의 아이시스와 농심의 백산수가 선전했다.

단연 눈길을 끄는 건 농심 백산수다. 백산수의 2015년 매출액은 350억원이다. 지난해는 매출액이 훨씬 급증했을 가능성이 높다. 점유율 자체가 4~5%서 10% 안팎으로 두 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1998년부터 2011년까지 14년 간 삼다수 위탁판매를 하다가 이를 광동제약에 내줘야했던 농심이 절치부심 기회를 잡은 모양새가 됐다.

생수시장을 겨냥한 농심의 적극투자 덕에 삼다수와의 혈투는 더 치열해질 공산이 크다. 농심은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을 투자해 백두산 이도백하(二道白河) 지역에 백산수 제2공장을 완공하고 2015년 10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올해 성적에 따라 삼다수와의 점유율 차이가 20%포인트 이내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와중에 식품업계의 ‘무서운 신예’로 떠오른 신세계푸드가 올해부터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매출액 1조 690억원을 거둬들여 처음으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피코크 등 캐시카우(cash cow)로 떠오른 HMR(가정간편식)의 성장세 덕이다.

올해 신세계푸드가 피코크와 쌍끌이로 내세울 무기가 바로 생수다. 신세계는 2일 금융당국 공시를 통해 생수 제조·판매업체인 제이원을 계열사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제이원은 롯데쇼핑, 롯데마트, 현대그린푸드,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에 생수를 공급하는 업체다.

투자금액은 70억원이다. 같은 계열인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300억원에 인수했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투자로 생수제조 라인업을 갖추게 된 셈이다. 제이원 매출은 올해부터 연결기준으로 잡힐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일단 올해 매출액은 100억원~13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신세계푸드가 시설투자 등을 진행하면 규모가 급격히 커질 가능성도 있다.

생수판매 사업부문을 갖춘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생수사업은 (우유나 음료 등) 물 나오는 라인업을 갖춘 업체로서는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사업”이라며 “제조원가가 낮은 점도 당연히 이점이다. 관심 가진 기업들의 움직임이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생수시장의 분수령은 올해 연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광동제약이 갖고 있는 삼다수 위탁판매계약 본입찰이 있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앞서 광동제약은 지난해 12월 24일 금융당국 공시를 통해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와 제주 삼다수 위탁판매계약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광동제약과 제주개발공사 간 계약기간은 2012년 12월 15일부터 올해 12월 14일까지 4년이었다.

1조원대를 바라볼만큼 커져가는 덕에 삼다수 본입찰에도 10개 이상의 대형업체들이 모두 뛰어들 공산이 크다. 2012년 입찰에는 광동제약 외에도 롯데칠성음료, 아워홈, 코카콜라음료, 남양유업, 샘표, 웅진식품 등이 대거 참여했었다. 올해 본입찰에는 식품업계 최초로 매출 10조원을 눈앞에 둔 CJ제일제당의 참여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12년 삼다수 본입찰에 참여했던 한 유력업체의 관계자는 기자에게 “올해 삼다수 입찰에도 또 뛰어들 가능성이 상당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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