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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5일 [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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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현대차,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내수는 수입차 공세,수출은 보호무역주의 벽 부딪혀…그룹내 구시대적 문화부터 갈아 치워야

빨간불이 켜졌다. 사면초가(四面楚歌)다.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쳤다. 우리나라 1위 자동차기업 현대차 상황이 그렇다. 홀로 독주하던 국내 판매량은 매년 뒷걸음질 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무너졌다. 현대차에게 있어 국내 시장 점유율은 중요하다. 국내 소비자 입맛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 입맛에 맞춰내야만 해외 시장 공략 청신호를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내수시장 점유율에 금이 갔으니 해외시장 전망도 밝을 리가 없다.

수입차 시장 공세는 덤이다. 국내 고급차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벤츠가 값 싼 저가형 차종을 전 방위로 보급할 계획이다. 현대차에겐 이만한 악재가 없다. 국산차 시장을 잠식시키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탓이다. 그 동안 개점 휴업상태였던 폴크스바겐은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상반기 신차종을 앞세워 본격적인 판매 재개에 들어갈 계획이다. 폴크스바겐은 볼보와 함께 가성비 좋은 대표 수입차사다. 현대차 판매량을 갉아낼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입차 업체만 난제가 아니다. 당장 국내 마이너 3사가 공세 고삐를 죄고 있다.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물론이고 쉐보레도 OEM 수입차 등을 비롯해 형형색색 차종으로 현대차에 대항하고 있다. 과거 내수에서 만큼은 헐거운 경쟁상황에 익숙했던 현대차다. 그러나 이제 어딜 봐도 현대차에게 쉬운 적(敵)은 없다.

물론 현대차도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 풍부한 신차종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 불신이다. SNS 상에 퍼진 ‘안티 현대차’기류가 여전하다. 작년 거듭된 신차 실패에 현대차 내부적으로 신차종에 대한 자신감도 결여돼 있다. 여러모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바다 건너 해외시장을 보자. 당장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과 자국 우선주의가 겹치면서 현대차에게 수많은 숙제를 안기고 있다. 한미 FTA에 대한 재협상 협박은 차치하고 멕시코 기아차 공장에서 생산된 차종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법이 장애물을 마주했다. 무조건적 미국 생산을 고려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집을 꺾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중국의 ‘무역 만리장성’은 높아만 가고 있다. 본래부터 워낙 치열한 시장이 중국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자국산 전기차 사랑은 유난스럽다. 이렇다 보니 북경현대차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내연기관차 중심의 신차 생산을 향후 본격적으로 친환경차 중심으로 바꾸기란 말처럼 쉽지 않은 탓이다. 중국산 전기차 지원에 목을 멨던 중국 정부다. 이런 자국 우선주의가 이미 예고됐음에도, 현대차가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최악의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미국과 중국의 자국 우선주의를 돌파할 수 있는 현명하고 냉정한 판단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생산 신차종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신차를 내보낼 적기를 찾아야 한다. 떨어진 영업이익도 문제다.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차종에 대한 지속적이고도 냉철한 전략으로 영업 이득을 끌어올려야 한다. 즉, 각 시장에 별동대를 운영함으로써 철저한 정보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최적의 대책이 상시적으로 세워져야 한다는 얘기다.

잃어버린 도전 정신도 되찾아야 한다. 아직 동남아는 떠오르는 시장이다. 급격한 시장 확대와 신차 판매율 증가는 현대차 그룹의 방향을 가늠하는데 가장 훌륭한 사례가 된다. 새로운 공장 설립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당장 인도네시아 시장만 해도 신차 시장이 120만대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 기아 카니발 등 당장 동남아 시장에 내놓아도 큰 인기를 끌 수 있는 차종이 여럿 있다. 동남아팀 운영을 통하여 적극적인 시장분석과 대안이 나와야 한다.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도 아낌없이 이뤄져야 한다. 현대차 미래차종에 대한 투자가 더 늘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로선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개발이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진다. 이미 선진국 대비 약 3년 이상 격차가 벌어진 모양새다. 오랜 난제지만 전기차 라인업도 더 다각화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그룹내 퍼진 구시대적 문화를 지워야 한다. 상명하복식 관행과 무조건적인 하달방식이 그것이다. 여기에 소비자와의 접점은 더 늘려야 한다. 부정적인 소비자 시각을 돌려놓지 못한다면 판매 하락은 불가피하다. 

 

연례행사인 노조파업을 어떻게 관리하는가도 핵심 과제다. 매년 손실을 낳는 노조파업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현대차 그룹의 미래는 없다.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위기는 미래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문제를 단번에 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도약하고자 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반성, 그리고 재도약할 수 있는 고민이 수반돼야한다. 자만하지 않고 고민에 고민에 고민을 더하는 모습, 현대차 위기극복 묘약은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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