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시사저널

2017년 7월 26일 [Wed]

KOSPI

2,441.9

0.08% ↑

KOSDAQ

667.88

0.39% ↓

KOSPI200

320.27

0.03% ↑

SEARCH

시사저널

기업

[오픈 이노베이션]⑧ 홍병철 “핀테크 산업, 시장에 맡겨라”

월가 출신 핀테크 투자 전문가로 주목

 

홍병철 레드헤링 대표가 9일 서울 역삼동 소재 팁스타운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권태현영상기자

“압박이 있으면 산업은 변한다. 규제가 없더라도 산업이 스스로 진화한다.”

금융 선진국에서 핀테크(파이낸스와 테크놀로지 합성어) 산업이 용트림하고 있다. 지난해만 전 세계에서 120억 달러가 투자됐다. 정보기술(IT) 기업이 지분 100% 소유한 인터넷전문은행이 나오고 있다. 유럽 페이팔은행, 일본 라쿠텐뱅크 등이 대표 사례다. 반면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은 기지개조차 펴지 못한다. 규제 탓이다.

홍병철 레드헤링 대표는 핀테크 사업규제는 시장경쟁에 맡기라고 말한다. 홍 대표는 주로 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 운용역이다. 그가 18개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 핀테크는 6개 부문 중 비중이 가장 크다. 전체 투자액의 1/3을 핀테크에 투자한다. 대표 사례가 P2P, 블록체인, 결제·자산운용이다. 지금은 해외 진출이 용이한 스타트업을 발굴, 투자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홍대표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와튼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했다. 그는 미국 JP모건 과 GE 캐피탈 등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10년간 일했다. 삼보컴퓨터와 판도라 TV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며 해외 투자도 이끌어냈다. 2001년부터는 엔젤투자 전문회사 레드헤링 대표로 일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팁스타운에서 홍병철 레드헤링 대표를 만났다. 팁스타운은 창업과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중소기업진흥청이 후원하는 사무 공간이다.

 

엔젤투자자로서 핀테크 투자에 유독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수익성이다. 핀테크 산업은 위험 대비 수익성이 높다. 초기 투자자들은 핀테크 분야에 접근해서 잠재력을 확인해야 한다. 레드헤링은 글로벌 기업을 찾아 투자한다.


투자하기 전에 산업 성장성을 가늠한다. 규제도 점검한다. 나라마다 투자 결정하기 전에 고려하는 사실과 서비스 위험도가 다르다. 한국과 영국의 금융산업을 예를 들어보자. 영국 금융산업이 한국보다 발전했고 개방적이다. 한국은 아직 보수적이다. 한국에선 공인인증이 필수다. 외국에서 보지 못한 규제다.


하지만 이런 국내 금융의 특성 덕에 시장 기회가 생길거라 본다. 국내 대출업체 간 금리 차가 5~20% 존재한다. p2p는 이 금리 차를 기회로 본다.

특히 눈여겨 보는 기업이 있나.


아이디어가 혁신적이어야 투자한다. 경험과 혁신성을 두루 갖춰야 한다. 경험이 적더라도 사업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 투자할 수 있다.  또 기술기반이 있는 기업을 찾아 지원한다. 창업 초기라서 회사 가치가 특정 기준 이하일 때만 투자한다.


위 조건을 갖추고 해외로 나갈 역량이 있는 회사에는 과감히 투자한다. 최근 투자한 결제 분야 스타트업도 해외 진출로 방향을 바꿨다. 국내 결제 시장은 규제가 너무 심하다. 국내 투자업계는 스타트업처럼 작은 회사는 위험하다고 보고 투자를 주저한다.


최우선 고려 사항은 ‘내가 도울 수 있느냐’이다. 도울 게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다. 해당 분야를 모르면 투자 가치가 있어도 안한다는 뜻이다.

국내 금융법은 국가경쟁력에 비하여 매우 낙후됐다. 헬스케어처럼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필요한 영역이 있다. 하지만 금융산업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


국내 금융 규제는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 규제는 존립 이유가 있어야 한다. 국내에선 관리의 편리성을 우선시해 규제를 만든 듯하다.  

투자금 모으는데 어렵지 않나.


개인자금 투자라서 어려움은 없다. 1억원 미만으로 투자한다. 추가 투자금이 필요하면 국내 엑셀러레이터와 협력한다.


국내에선 정부와 기업간 불공정거래 관행이 많다. 이 탓에 신생기업은 자생하기 힘들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불공정거래를 타파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담당부서가 반대한다. 작은 프로젝트라도 진행하려면 3곳 이상 정부기관으로부터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에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한다. 원스톱서비스(One Stop Service)가 필요하다. 정부산하 기관을 통합전산망으로 연결하면 행정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투자금 출처도 문제다. 일본에는 스타트업 투자에 정부 인센티브가 없다. 대기업들이 자진해서 투자한다. 한국과 달리 정부가 주도하지 않는다. 덕분에 일본은 2년 연속 순수 민간 투자액이 2배로 늘었다. 일본 기업들이 민간자본으로 스타트업 혁신을 이루고 있다.


일본 핀테크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선 2년동안 투자가 늘지 않고 있다. 정부가 핀테크 투자를 주도한 탓이다. 한국 대기업은 스타트업 투자에 소극적이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난 15년간 이룬 성과를 봐라. 일본은 사내벤처 시스템을 잘 운영한다. 국내에선 정부가 주도한 창업이라 투자에 보수적이다.

 

홍병철 대표가 한국금융규제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다. /사진=권태현영상기자

정치권이 금산분리 완화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다.


모든 산업이 인터넷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전통적 유통채널은 성장을 멈췄다. 소비 주체는 고령자 위주로 바뀌고 있다. 총매출은 줄고 있다.


통신사도 예외는 아니다. 피처폰 위주 시장에서 통신사의 영향력은 강력했다.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통신사는 파이프 공급자로 전락했다. 구글과 애플 플랫폼에 기초한 스토어 기반으로 통신환경이 변했다.


이에 규제를 강화해 산업발전을 막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 감독 기관이 불공정거래를 제어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등이 제 역할을 수행해야한다. 규제를 철폐하되 감독 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옳다.

 

핀테크를 활성화하려면 규제는 어느 정도까지 풀어야 하는가.


100% 풀어도 좋다. 유럽페이팔 뱅크, 미국 피트니보우즈은행, 일본 라쿠텐뱅크는 IT 기업이 지분 100%을 소유하고 있다. 중국 마이뱅크와 위뱅크도 30%다. 감독 장치만 있으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금 등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발표 직후 인텔 대표는 아리조나에 7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한국도 20년간 묶어온 금융 규제를 풀어야 한다. 성인한테 3살 아이 다루듯 잔소리하기가 국내 금융규제다.

 

롤 모델로 삼을 만한 외국 사례가 있다면.


금산분리 원칙을 완화한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 핀테크 투자가 활발하다. 한국 정부는 시장을 신뢰하지 않는다. 영국 은행협회는 자체검증한 뒤 재무부에 보고한다. 반면 한국은 지나치게 철저히 사전 조사한다.


금융산업 관계자들을 3살 어린아이 취급한다. 공정거래할 수 있게 만든 틀이 규제여야 한다. 규제 탓에 어떤 콘텐츠도 할 수 없는 사회 구조는 옳지 않다.


영국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고 싶다. 영국은 규제 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를 활성화했다. 샌드박스는 스타트업에 한해 금융 규제를 면하는 제도다. 이 제도 덕에 영국 스타트업은 금융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싱가포르, 홍콩, 호주도 마찬가지다. 한국도 비슷한 제도를 발표한다고 해 놓고 감감무소식이다.

 

국내 핀테크 산업의 어려움은.


어느 산업이든 어려움과 실패는 있다. 살아 남는 기업도 있고 도태되는 기업이 있기 마련이다. 투자자는 이런 리스크를 감수해야한다. P2P 분야는 벌써 100여개 스타트업이 있다. 섹터별로 개인대출, 부동산, 자동차, 중소기업 대출 등이 있는데 각 분야당 3개 기업이 살아남으면 잘된 거다.  


시장 요구가 바뀌면서 일상의 거래도 변한다. P2P 학자금 대출 전문업체인 소피(SoFi)가 최근 인터넷 은행을 인수했다. 쿠팡은 소셜커머스에서 손을 뗐다. 시장은 이렇게 변한다. 금융 분야에 기회가 많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 핀테크 산업 성장에 미칠 영향은.


경쟁은 늘 좋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첫 발을 내딛는다. K뱅크는 곧 출범한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출범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대형은행에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 플랫폼을 유지하며 핀테크 업체와 협력관계를 맺어야 한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


기존 은행들도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해야 한다. 경쟁에서 승리하는 업체가 시장에 이익을 준다. 진입장벽을 두면 안된다. 간혹 P2P가 활성화 되면 가계부채가 늘어난다는 주장이 있다.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국내에선 금리 격차가 심하다.  


P2P는 그 간극을 메운다. 또 대출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이가 늘었다. 이에 비대면 거래가 필요하다. 물론 개인정보 유출 등 비대면 거래의 부작용이 없지 않다. 하지만 보안 인증, 생체 인식 등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다양하다. 비대면 거래와 핀테크를 규제하는 정책은 소비자 권리 침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