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시사저널

2018년 10월 17일 [Wed]

KOSPI

2,167.51

1.04% ↑

KOSDAQ

739.15

1.05% ↑

KOSPI200

280.05

1.13% ↑

SEARCH

시사저널

기업

[인도 인사이드]③ 박동성 법인장 “인도, 뭘 해도 될만한 시장”

전력·스판덱스 시장 사후관리 개선해 매출 4590억원

박동성 효성 인도법인장이 인도 구르가온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 = 배동주 기자


“공항을 나왔는데 소가 있더라. 도로에 바위가 멋대로 박혀 있더라. 이야, 이거 해볼 만하다.”

박동성 효성 인도법인장은 인도에 도착한 첫날 시장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2007년 인도는 한국의 1970년대와 같은 모습이라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동물이 도약하기 위해 고차 방정식을 고려하지 않듯이 그냥 좋은 시장이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당시 인도 은행 이자가 9.7%였다”면서 “뭘 해도 될만 했다”고 말했다.

효성 인도법인은 2007년 박 법인장이 온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스판덱스와 초고압 변압기·차단기의 판매량 확대 지시를 받고 인도로 온 박 법인장은 타이어코드와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시장 범위 자체를 확대했다. 또 스판덱스 가격을 멋대로 좌우하는 딜러사 체제를 대폭 개선해서 한 달 기준 90톤이었던 판매량을 1500톤으로 늘렸다.

오후 4시. 새벽 4시에 일어나 인도 정치계 원로들과 만나 골프를 쳤다는 박 법인장을 사무실에서 만났다. 일어난 지 12시간이 지났음에도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그는 인터뷰를 진행한 3시간 내내 이야기를 쏟아냈다. “안 되는 것은 뭘 해도 안 되지만, 될만한 것으로 가득 찬 곳이 인도”라고 요약한 그는 오후 8시가 넘어서야 “조금 피곤하네요”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 법인장과 일문일답.

ESS로 시장을 넓혔다.

애초에 전력시장은 효성의 주력시장이다. 다만 인도 정부가 앞으로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력하려 한다는 말을 듣고 미리 움직인 것이 주효했다. ESS는 신재생에너지로 간다고 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장치다. 낮에 태양으로 전기를 만들어도 저장하지 못하면 정작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는 저녁에 활용하지 못한다.

ESS 수요가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전력 사용량은 국민소득이 늘어나는 데 따라 자연 발생하는 수요보다 더욱 빠를 것이다. 과거에는 더우면 그냥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에어컨을 틀고 본다. 지금 새로 짓는 공장에는 다 에어컨이 들어간다. 지금은 한국전력이 추진하는 벵골만 안다만니코바르제도 전력 사업의 ESS 우선 공급자지만 향후 효성 ESS를 찾는 곳이 많아질 것이다.

초고압 변압기·차단기 시장도 달라질까.

같이 갈 수 있고 같이 가야 하는 시장이다. 현재 효성이 인도에서 올리는 한 해 매출 4억달러(약 4592억원) 중 30% 상당이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에서 나온다. 기술경쟁력에서 우위에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 지원 정책으로 인도 전력부가 나서서 찾은 상황이 됐다. ESS가 신규 미래 산업이라면 초고압 변압기·차단기 시장은 현재 가장 힘 있는 시장이다.

변압기·차단기 가격경쟁력이 중국에 밀린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중국은 지어놓으면 끝이다. 싸게 지어놓고 불러도 안 온다. 반면 효성은 서비스 기술팀을 파견해두고 상시 문제점 발생에 대비한다. 이제는 인도 전력부나 송전부가 효성에 맡기고 싶어 하는 상황이 됐다. 싸면 다됐던 인도가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격 문제로 중국업체를 선택한 이후엔 찾아와서 효성에 주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박동성 효성 인도법인장이 현지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내리고 있다. / 사진 = 배동주 기자


스판덱스 시장에도 동일한 사후관리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고 들었다.

사후관리에서 한 걸음 더 나간다. 가령 고객사가 제품 품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 단순히 환불을 해주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 발생의 원인 분석과 해결책까지 제시한다. 현재 인도 스판덱스 시장에서 효성이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데도 이 같은 노력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환불해주는 게 인도 기업 입장에서 편하고 좋은 것 아닌가.

문제 발생 원인을 분석해보면 대개 스판덱스 저장 상태 불량이나 제조공정 오류로 밝혀진다. 이때 환불을 진행하는 동시에 개선사항을 알려준다. 또 직접 최근 추세를 반영한 원단을 제안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귀찮아하고 싫어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와서 우리 공장 좀 봐달라고 부탁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상당한 시간이 걸렸겠다.

처음에 창고를 방문해보니 말이 아니었다. 온통 먼지가 쌓여있고 스판덱스는 그 위를 뒹굴었다. 간섭받기 싫고 알아서 하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정말 많이 변했다. 과거에 인도 기업은 문제 발생을 가지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 실을 이어 직물을 만들었는데 여기 들어간 면사, 스판덱스 전체에 환불을 요구하는 식이다. 이제는 없어졌다.

딜러 권한을 축소하고 현지인 채용으로 법인 역량을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인가.

조금 다르다. 인도는 지역이 넓어 딜러가 가진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이에 딜러에 밀려 법인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 일쑤였다. 시장 조사도 딜러가 알려주는 대로 따라야 했고, 공급 가격도 사실상 딜러가 정했다. 중간에서 얼마나 이익을 취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이에 현지인을 직접 채용해 판매 상황이나 시장 변화를 보고하게 했다.

딜러와 등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딜러를 완전히 제한 것은 아니다. 스판덱스를 받은 후 당장 지급 능력이 있는 고객사엔 직접 판매를 하고 제품을 받아 생산한 이후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엔 딜러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다만 직접 사면 10불에 살 수 있지만, 딜러를 통할 땐 13불에 사게 한다. 이렇게 하자 제품 관리에도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듣기에만 쉽다.

어렵게 보려 하면 한없이 어려운 곳이 인도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좋은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인도 현지 기업과 비교하면 해외 기업이 훨씬 경쟁력이 있다. 가령 인도 마피아가 와서 뜯어가는 행태, 공무원이 뒷돈을 요구하는 행태가 현지 기업보다 훨씬 덜하다.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인도는 좋은 시장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