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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4일 [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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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MICE’는 관광이 아닌 지식서비스 산업

촛점 잘못 맞추고 진흥정책 제대로 될 수 없어…4차산업혁명시대 플랫폼으로서 인식 바로 잡아야

정부가 컨벤션산업 육성을 위해 '국제회의산업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것이 20여년전인 1996년 12월의 일이다. '국제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방문자가 단순 관광을 목적으로 온 외국인보다 세 배 이상 지출을 많이 한다' 는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자료가 법을 제정한 근거가 됐다.

  

국제회의 기준인 '5개국 이상에서 온 외국인 100명 이상,그리고 전체 참가자수 300명 이상이 모여 3일 이상' 회의를 하려면 전문 회의시설이 필요하다. 2000년대초부터 정부와 지자체들은 앞 다투어 이런 국제 수준의 컨벤션센터 건립에 나섰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국제회의 시설 건립에 쓴 돈만 수조원을 헤아린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20년 동안 먹고 살아갈 17대 신성장 동력산업의 하나로 '마이스(MICE)관광산업‘을 지정하기에 이른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마이스를 관광산업의 한 수단으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중에서 마이스산업 육성에 고작 250여억원의 예산만을 배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이 돈의 90% 이상은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국제행사를 유치해 오거나 국내에서 개최될 경우 운영지원금 등으로 쓰이고 있다. 

 

이런 오류에서 비롯되는 문제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가 작년 5월 고양 킨텍스에서 개최된 ‘2016국제로타리 세계대회‘다. 이 행사는 이미 10여년 이전부터 한국으로 유치하고자 대통령에게까지 보고하고 문체부장관이 직접 특급호텔사장들을 불러 모아 대회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던 국제행사였다. 

 

그러나 정작 정부 및 지자체의 예산이 해당 단체 또는 행사 만찬 비용 등으로 직접 지원되다 보니 오히려 그들이 국내에서 지출해야 할 비용을 줄여 주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외화벌이'나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투입된 국민세금이 오히려 국민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국제행사의 운영에 필요한 물품이나 시스템 등이 충분히 국내에서도 조달이 가능한데도 예산지원을 받은 행사 주최단체들이 이런 정보를 사전에 제대로 알지 못해 외국에서 들여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행사 유치 과정에서 이미 국제수준의 서비스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국내 마이스 서비스업계를 홍보해 주는 일을 한국관광공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UIA(국제협회연합)통계에 대한민국의 국제회의 개최순위가 "세계3위"라는 대외적인 홍보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정작 마이스업계에 종사하는 국민들의 만족도가 세계3위가 되도록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나무를 자라게 하려면 뿌리에 물과 거름을 주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정부가 지원해 주는 마이스 정책은 뿌리가 아닌 나뭇잎과 줄기에다 물을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뿌리는 바로 이미 수천여개에 달하는 마이스 관련기업들이며 이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법적 제도적 지원이 너무도 절실하다. 

 

컨벤션 전문 인력양성과 관련해서는 이미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지난 2003년도부터 컨벤션기획사라는 국가자격증 제도를 13년째 시행해 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마이스 전공학과를 설치한 대학만 해도 벌써 10여 개에 이르고, 컨벤션 특성화고교까지 만들어져 있다. 

 

그럼에도 컨벤션산업 육성의 가장 기본 조건인 표준산업분류 코드조차도 아직까지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컨벤션산업을 ‘산업을 산업이라 부르지도 못하는 홍길동산업‘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나오겠는가.

 

마이스는 회의산업과 여행산업, 컨벤션산업과 전시산업이 포함된 지식서비스산업이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필수적인 요소인 ‘협업(Collaboration)'이 이루어 지도록 해주는 플랫폼산업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마이스산업을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의 한 수단으로만 인식한다면 제조업 발전으로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대한민국이 앞으로 먹고 살아 가야할 거의 유일한 솔루션이기도 한 서비스산업의 싹을 괴사시키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현재 마이스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수만 명 젊은이들의 미래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미국에서 얼마전 열린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를 관광행사라고 할 사람은 없다. 마이스는 결코 관광이 아니다. 

 

마이스가 전문 지식서비스산업으로 온전히 평가 받아 마땅히 서야 할 자리에 굳건히 뿌리 내릴때 4차산업혁명시대 국가경제에서 감당해야할 막중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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